항목 ID | GC019A01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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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구 |
봉수(烽燧)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빛으로 가장 빨리 변방의 소식을 중앙으로 전달하던 통신 수단이었다. 30여 리를 기준으로 서로 잘 보이는 산봉우리에 봉수대를 쌓고 횃불과 연기를 올리는 중요한 시설이었다. 봉수제도가 처음 시작된 것은 삼국시대부터 실시되었지만 고려시대에 와서 체계적으로 정비되었고 조선 세종 때에 봉수대 시설과 봉군의 신분, 봉수의 노선을 구분하여 조선 봉수의 근간을 만들었다. 갑오개혁을 계기로 해체되었다.
충주 지역을 지나는 노선은 동래에서 출발한 제2노선에 속한다. 경상도 동래에서 왜군의 상황을 전하면 경상도를 거쳐 죽령산, 단양 소이산, 청풍 오현, 충주 심항산, 충주 마산, 음성 가섭산, 망이산성, 경기도 죽산의 건지산으로 연결되는 직봉이 있다. 간봉으로는 문경의 탄항, 마골점, 오산의 주정산, 충주 대림산성, 충주 마산으로 연결된다. 마산 봉수는 직봉과 간봉이 만나는 지점이 된다.
제2로의 간봉에 있는 마골점 봉수대는 지릅재 위에 있다. 지릅재에 올라서서 숨 한번 돌리고 난 뒤, 우측 산으로 올라붙어 잡목을 헤치며 약 200여m를 올라가면 흐트러진 석축이 보인다. 비록 관리가 되지 않아 흩어진 모습이지만, 봉수대의 규모를 짐작하는 데에는 어렵지 없다. 특히 봉수대 우측 석축은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봉수대의 규모는 대체로 남북 길이 29m, 동서 너비 15m 정도이다. 봉수대 북반부 중앙에는 폭 5m, 높이 0.7m 크기의 석축 흔적이 있어 봉돈으로 판단된다.
봉수대의 남동쪽에는 무너진 석축의 석재로 벽을 쌓고 함석으로 지붕을 올린 제단이 있다. 흔히 산신당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는 점말에서 매년 음력 10월 3일 동고사(洞祭)를 올리는 당집이다. 동고사는 대체로 1월 중 좋은 날을 받아 지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미륵리 점말의 동고사가 음력 10월에 있는 것은 추수감사제적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동고사는 제관을 별도로 정한다든가, 손 없는 날을 따로 받는다든가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따지지 않고 조촐하게 지낸다고 한다.
“미륵리의 한 해가 무사히 넘어갑니다. 다 평안 무탈하고 농사도 잘 끝냈습니다” 하고 서울 목멱산에 고하는 의식같다는 생각이 잠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