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목계에 거주하는 윤태호(1934년생) 씨를 통해 한복 선물로 인하여 벌어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충주의료원 원장을 지낸 의학박사 김규태(1926년생)의 어머니인 이우봉(李又鳳)[1907년 생] 여사는 일찍이 남편과 사별한 후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고 한다. 그녀는 바느질 솜씨가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을 지낸 김활란 여사와도 교류를 가졌다. 이우봉 여사는 이승만 박사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모시 한복 일체를 손수 지어서 대한독립촉성국민회(大韓獨立促成國民會) 소속으로 제헌국회에 출마한 이춘자 여사와 김동수(1935년생, 목계 거주)의 누님인 김복례(1916년생) 씨와 함께 1947년 이승만 박사와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직접 선물하였다고 한다. 물론 이승만 박사와 프란체스카 여사,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과 기념사진 촬영도 있었다.

사실 대한독립촉성국민회는 조국의 완전독립을 달성할 때까지 강력하면서도 영구적인 조직체를 만들 목적으로, 기존의 반탁(反託)운동기관인 이승만(李承晩) 중심의 독립촉성중앙협의회와 김구(金九) 중심의 신탁통치반대국민총동원중앙위원회가 통합하여 1946년 2월 8일에 발족한 것이었다. 범국민적인 반탁운동과 미소공동위원회의 활동 반대, 좌익운동의 봉쇄 등이 행동 목표였으므로 좌익진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우익진영의 대표적 정치단체였다.

이어서 윤태호 씨는 이 한복과 얽힌 김삼룡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6·25전쟁이 터진 후 충주 지역이 적의 치하에 들어가면서 엄정면 지역도 마찬가지였어. 특히 엄정면은 공산주의자 김삼룡의 고향이었지. 김삼룡은 1910년에 엄정면에서 태어났는데 우리 아버지도 같은 충주군 살미면 출신의 소작인으로 살미와 엄정 두 곳이 모두 김삼룡과 인연이 깊었다고 할 수 있었지. 김삼룡은 1930년부터 사회주의 학습 모임을 조직하다가 11월에 체포되어 4개월의 예심을 거친 후 징역 1년의 감옥살이를 하였어. 출옥한 김삼룡은 고향 엄정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한편 농민들을 조직해 사회주의 학습을 시켰다고 하는데. 두터운 입술과 주름진 얼굴이 소탈한 농부처럼 보이지만, 대화 상대방을 한 번에 끌어들이는 독특한 능력을 가진 것이 김삼룡이었다고 해. 민족해방운동의 무풍지대였던 충청도 내륙의 농촌마을을 서서히 항일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고 할 수 있었지. 1934년 1월 다시 체포되었고 두 번째 출옥이 언제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김삼룡이 다시 엄정에 내려가 농민들을 조직했다고 해. 아버지의 고향 살미면까지 그의 영향이 미쳐서 훗날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두 지역에서 수백 명의 사회주의자들이 보도연맹에 몰려 처형당했다고 해. 그런데 엄정면이 공산 치하에 들어갔을 때 이우봉 여사 등은 대통령에게 한복을 선물한 것이 빌미가 되어 엄정면 인민위원회 내무서에 끌려가 며칠 간 곤욕을 치루셨다고 들었어” 라고 말씀하셨다.

[정보제공]

• •  윤태호(남, 75세, 목계리 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