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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시절엔 엿밥도 먹었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9B02000209
영어음역 Baegopeun Sijeoren Yeotbapdo Meogeotji
영어의미역 Eating Lees Left After Taffy Water Was Strained When Poor
지역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기와집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현미

2007년 2월 13일, 우리 조사팀은 경기도 용인시 지곡동 마을회관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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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곡2리 마을회관

그 곳에는 어르신 4~5분이 계셔서 얘기를 나누시는 중이셨다.

필자는 식생활 전공이다 보니, 다식판이나 제기 등의 옛 부엌살림을 넣어 전시하고 있는 장식장에 눈길이 갔다. 그래서 자연스레 어르신께 “장식장에 있는 다식판을 보아도 되나요? 라고 여쭈어보았더니, 흔쾌히 보라고 말씀하셨다. 필자는 마을회관 한쪽 벽에 있던 장식장으로 다가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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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식판

필 자 : 어르신! 이 부엌살림들은 모두 어디서 났어요?

어르신 : 아! 이 부엌살림들은 예전에 마을이 개발되면서 마을사람들이 기증한 부엌살림인데, 예전에는 더 많았었어...

필 자 : 그래요? 이 다식판 옆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네요? 한자로 ‘윤사월 대정 14년 2월’이라 새겨져 있어요, 일제강점기 때인가 본데요?(찾아보니 1925년이었다.)

어르신 : 그런가봐, 예전에는 설 같은 명절이면 집에서 다식이나 약과를 만들었었는데, 요즘은 거의 안 만들어.

필 자 : 왜 설 같은 명절에 다식을 만드셨어요?

어르신 : 예전에는 설에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고, 세배도 드리곤 하잖아. 세배를 드리고 나면 세뱃값으로 다식 1개나 2개를 주셨지. 요즘처럼 세뱃값이 세뱃돈은 아니었지

필 자 : 아! 그렇군요. 세뱃돈 대신 세뱃값으로 다식이 쓰였네요.

어르신 : 그럼! 그때야 모 먹을 것이 있었나, 명절이나 되어야 먹을 것을 얻어먹고, 세뱃값으로 다식 받으면 좋은 간식이 되었지...

필 자 : 네, 무슨 다식을 만들어 드셨어요?

어르신 : 응, 콩으로도 만들고, 쌀, 깨, 송화, 흑임자로도 만들지

필 자 : 어떻게 만드셨어요?

어르신 : 쌀다식은 쌀을 볶아서 갈아서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내고, 콩다식은 콩을 볶아서 갈아서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냈지. 그런데 흑임자 깨다식은 절구에 찧어서 만들어야 좋아. 송화가루를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내면 송화다식이지, 지금은 송화가루도 받지 않지만, 예전에는 송화다식 만들려고 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송화를 따와서 물에다 담그면 송화가루가 물 위에 뜨거든. 여기에 바가지를 넣으면 바가지에 붙어, 그걸 말려 만들었지

어르신 : 예전에는 명절마다 엿도 고았어.

필 자 : 어떤 엿이요?

어르신 : 싸레기엿도 고고, 고구마엿, 좁쌀엿, 수수엿 등 많지, 고구마엿은 시꺼멓고 씁쓸한 맛이 났어

필 자 : 네.

어르신 : 먹을 것도 없고 배고프던 시절에는 엿을 만들고 난 ‘엿밥’도 맛있게 먹었어

필 자 : 엿은 어떻게 고는데요?

어르신 : 감주를 해서 짜서 졸이면 조청이 되었다가 더 졸이면 엿이 되지..옥수수튀김은 강냉이라 하고, 쌀 튀긴 것은 튀밥이라 하는데, 강냉이랑 튀밥에 엿을 묻혀 쌀강냉이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 학교 수업 중에 엿을 고는 실습 내용이 있어서 연탄 곤로 위에서 엿을 고는 실습도 했어

필 자 : 네, 참 힘드셨겠지만, 옛 기억 속 음식문화에는 낭만과 풍류 그리고 추억이 담겨있었네요.

어르신 : 글쎄 말이야. ‘민속은 양속’이라니까.

어르신 : 제사음식이나 혼례음식 같은 특별한 음식은 함께 나누어 먹기도 했지. 예전에는 제사를 지낸 후 제삿밥을 돌려서 먹었는데, 그래서 제삿밥은 야경 도는 사람에게도 먹이고, 함께 나눠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 혼례음식도 제사음식처럼 나눠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과방’에서 잘라서 조금씩 나누는데 이를 ‘봉송’이라 했어. 또 동네에서 잔치를 하면 음식으로 부주를 했지... 요즘처럼 돈을 주는 대신에 말이야. 예를 들어 어느 집은 감주를 해오든가, 다른 집은 술을 해오든가 하는 거야. 정말 ‘민속은 양속’이지

필 자 : 그러네요. 좋은 양속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네요. 인터뷰 고맙습니다.

어르신 : 식사 좀 하고 가지? 국수 끓여 줄께. 맛있는 멸치국수라고..

필자 외 : 맛있게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날 우리 조사팀은 어르신들께서 끓여주신 맛있는 멸치국수의 맛과 포근함에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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