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B0200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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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Chuun Gyeoureul Wihan Meokgeori |
영어의미역 | Winter Foods for Keeping Out the Cold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기와집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현미 |
겨울은 음력으로는 11월에서 1월경에 해당되며, 이즈음에 속하는 세시풍속으로는 11월 동지, 정월 설과 대보름이 속한다.
(1) 동지 음식
기와집마을 사람들은 11월 동지에는 팥죽을 먹는데, 찹쌀새알심을 넣어서 만든다. 끓인 팥죽은 퍼서 밖에 뿌리는데 이것은 잡귀가 범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모든 집에서 팥죽을 끓이는 것은 아니고, 염병을 앓다가 죽은 사람이 있는 집은 팥죽을 쑤지 않는다. 애동지에는 팥죽대신 팥떡을 만든다. 중동지나 노동지에 팥죽을 쑤며, 동지가 되면 한 해가 다 가는 거라고 여긴다.
(2) 설 음식
정월의 설날에는 설음식을 만들어 설을 쇠는데, 떡만두국을 만들어 먹는다. 차례상에는 떡국을 올리지만 먹을 때는 국과 밥 대신 떡만두국을 먹는다.
설 음식으로 필요한 가래떡을 뽑기 위해 마을사람들은 신갈에 있는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만들어 온다. 이 방앗간은 마을사람들이 자주 가는 단골 방앗간인데, 방앗간에서 봉고차가 와서 마을분들을 데려가고 떡을 다 만든 후 데려오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신갈의 이 방앗간을 이용한다. 가래떡으로 만드는 비용은 15,000원 정도이며, 가래떡 한 말을 써는 데는 5,000원 정도 든다.
차례상(제사상) 첫줄에는 삼색과 7가지를 올리는데 대추, 밤, 감, 배, 사과, 약과, 산자를 올린다. 다음 줄에는 반찬을 놓는데, 간장, 물김치 나물을 놓는다. 이 지역에서 나물은 나무새라고 하며, 숙채(무채), 고사리, 도라지를 올린다. 그러나 집집마다 올리는 나무새의 종류는 다르게 하기도 한다. 적은 육적, 어적, 계적을 놓는데 한가지나 3가지를 놓는다. 어적은 조기, 북어나 숭어로 만든다. 적 위에는 계란 지단채를 올려 꾸민다. 또한 빈대떡, 갈납을 놓는데, 녹두빈대떡이다. 이 지역에서 메밀은 귀신을 쫗는다 여기기 때문에 제사상에 메밀을 올리지 않는다. 두부적을 놓는 사람도 있다. 탕은 육탕, 어탕, 소탕을 놓는다. 포는 북어포를 놓고, 식혜를 올린다. 식혜는 밥을 삭힌 것을 올리는데, 이것은 끓이지 않은 것을 조리로 건져서 건더기만 놓는 것이다. 즉 삭힌 밥을 바로 건져서 올려놓는 것인데, 식혜를 만들지 못한 경우에는 밥에서 설탕을 섞어서 놓기도 한다. 식혜위에는 대추 세 개를 놓아 눈을 박는다. 제사를 지낼 때 곡식을 모사그릇에 담아놓고 술을 붓는다. 이것은 조상한테 술을 올리기 전에 하늘신 땅의 신에게 고하는 것이다.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것은 복숭아, 메밀, 미나리 등인데, 미나리는 귀신을 쫓는 것이라고 여긴다.
나물은 숙주나물, 무채나물,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시금치나물 등을 올리는데, 숙채 중에는 무나물이 최고라고 여긴다. 나박김치에 고춧물을 조금 들이기도 하는데, 붉은 색과 상관없이 고추를 넣는다. 실고추는 모양을 내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상관없다. 일부 마을사람들은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에도 마늘을 양념으로 쓴다.
차례상에 올리는 다식과 약과도 예전에는 집에서 만들었다.
다식은 콩, 쌀, 깨, 송화, 흑임자 등으로 만드는데, 다식을 만드는 방법은 쌀다식은 쌀을 볶아서 갈아서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낸다. 콩다식도 콩을 볶아서 갈아서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낸다. 깨다식은 깨는 절구에 찧어서 만들어야 좋다. 송화가루를 조청으로 뭉쳐서 다식판에 찍어내면 송화다식이 된다. 송화가루를 만드는 방법은 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송화를 따서 물에다 담그면 송화가루가 물위에 뜬다. 여기에 바가지를 넣어 바가지에 붙여 말려 만든다. 예전에 세배를 드리고 나면 다식 1개나 2개를 세뱃값으로 주기도 하였다.
특히 설에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그래서인지 설같은 명절에는 다식이나 강정 등 한과나 엿을 많이 만들고, 감주나 수정과 등의 음청류도 직접 만들었다. 예전에는 명절마다 엿을 고았지만, 요즘에는 엿을 고는 집이 없다. 엿의 종류에는 싸래기엿, 고구마엿, 좁쌀엿, 수수엿 등을 만들었다. 고구마엿은 시꺼멓고 씁쓸한 맛이 났다고 회상하고 있다. 옥수수튀김은 강냉이라 하고, 쌀 튀긴 것은 튀밥이라 하는데, 강냉이랑 튀밥에 엿을 묻혀 쌀강냉이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배고프던 시절에는 엿을 만들고 난 ‘엿밥’도 맛있게 먹었다.
엿을 만드는 방법은 감주를 해서 짜서 졸이면 조청이 되었다가 더 졸이면 엿이 된다. 엿이 늘어붙지 않도록 도마 위에 콩가루를 깔고 곤 엿을 놓아 만드는 콩엿, 엿을 반대기 지어서 만드는 갱엿이 있다. 예전에 학교수업 과정 중에 엿을 만드는 법도 배웠는데, 연탄 곤로 위에서 엿을 고는 실습도 하였다고 회상한다.
감주는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만드는데, 감주가 맛있으려면 맛있는 엿질금(엿기름)이 있어야 한다. 엿기름은 푸른 싹이 많이 나온 것을 갈아야 엿이 많이 난다. 엿기름은 보리를 씻어서 시루에다 놓고 헹궈서 뭉치면 풀어놓아 사흘만 기르면 적당하다. 엿기름은 10월달에 달고 2월 음력에 서리 맞아야 달다고 여긴다. 엿기름을 물로 빨아 가라앉힌 후 꼬들꼬들하게 밥을 지어 여기에 맑은 웃물만 따라 부어 만든다. 엿기름이 묵은 것을 쓰면 약간 붉은 빛을 띤 감주가 나온다. 꼬드밥과 엿기름물은 동량비율로 맞들어가는 것이 맛이 있다. 즉 한 되면 한 되 분량으로 섞고 삭히는 것은 보온밥통에서 12시간 정도 삭힌 후 끓인다. 저녁 6시경에 하면 그 이튿날 아침이면 밥알이 떴고, 밥알이 많이 떠야 감주가 잘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불을 때서 큰 다라에 놓고 삭혔다. 다 삭혀진 밥은 손으로 잡았을 때 ‘또르르’ 말린다. 쌀이 미끄러우면 덜 삭은 것이다. 다 삭힌 것을 끓이는데 끓을 적에 엿기름을 넣어 양을 늘릴 수도 있고, 삭힐 때도 넣어도 된다. 완전히 끓으면 가장자리에 붙은 것을 떼어 내고, 끓은 다음에 설탕을 가미한다. 매일 매일 끓여 놓으면 저장성이 있다.
또한 예전에는 제사를 지낸 후 제삿밥을 돌려서 먹었는데, 그래서 기와집마을 사람들은 제삿밥은 야경 도는 사람에게도 먹이고, 함께 나눠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혼례음식도 제사음식처럼 나눠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과방’에서 잘라서 조금씩 나누는데 이를 ‘봉송’이라 하였다. 또한 동네에서 잔치를 하면 부주를 음식으로 하였다. 예를 들어 어느 집은 감주를 해오든가, 다른 집은 술을 해오든가 등이다. 이러한 풍속을 말하면서 ‘민속은 양속’이라는 말로 좋은 풍속이라고 하였다.
(3) 정월 대보름 음식
정월 대보름은 음력 정월 15일인데 정월 14일부터 정월 대보름 음식을 먹는다. 정월 대보름 전날인 14일에는 오곡밥을 먹는다. 오곡밥에는 보리, 콩, 쌀, 팥, 차조, 수수 등 곡식을 골고루 넣어 오곡밥을 해먹으며, 저녁에는 고사떡을 해먹었다. 고사떡을 해서 장독간에도 시루째 갖다 놓고 치성을 드리기도 하였다. 이 날 저녁에는 떡을 해 먹고 나서 수수깡을 까서 깨, 보리, 벼 등의 오곡의 모양을 만들어서 ‘재’에다 꽂아놓았다가 대보름날 아침 마당에 펴놓고 타작하고, 더위를 팔러 다녔다. 밥을 세집을 얻어다가 먹었다.
또한 대보름 전날에는 김치도 먹지 않았으며, 수세미도 만들었다. 나물은 콩나물, 무나물, 취나물이나 산나물 등 묵은 나물을 9가지 정도 만들어 먹었다. 지금은 나물의 숫자를 지키진 않는다. 묵은 나물에는 호박고지나물, 가지나물 등인데 1년 내 해먹는 나물 종류가 다 나온 것 같다.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는 맑은 쇠고기국 또는 미역국에 쌀밥, 김쌈을 먹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제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많아지게 되므로 아침에 김밥 즉 김쌈을 먹는 것이다. (충청북도 음성 지역에서 시집오신 한 아주머님께서는 보름날 아침에 떡국을 드셨다고 말씀하신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햇것 예를 들어 씀바귀나물 같은 것을 먹었다. 귀밝이술은 맑은 술로 마신다. 맑은 술은 약주술인데 귀가 밝게 된다고 여긴다. 부럼은 밤, 호두, 땅콩 등인데 깨물어서 마당에 던진다. 부럼을 먹으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여겼다.
정월 대보름날 다음날 즉 열엿새날에는 엿을 사다가 먹는다. 이 날 저녁에는 밖을 못나갔는데, 상기둥에 체를 걸어놓고 신발들을 방안으로 들여놓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