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8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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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場-査頓 |
영어음역 | Jangeseo Bakkwin Sadon |
영어의미역 | The Tale of Two In-Law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
집필자 | 김효림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전해 내려오는, 장에서 만난 두 사돈이 소를 바꾸면서 일어난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0년 9월 30일 당시 용인읍 김량장리에서 박민웅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5년에 출간한 『내 고장 옛 이야기』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포곡 둔전쯤에 사는 황서방과 이동 천리쯤에 사는 박서방은 사돈지간이었다. 황서방은 황소를 길렀고, 박서방은 암소를 길렀다. 황소를 기르던 황서방은 황소를 팔고 암소를 사려고 용인 쇠전으로 나왔고, 암소를 기르던 박서방은 암소를 황소로 바꾸기 위해 역시 용인 쇠전으로 나왔다. 황서방과 박서방은 마음에 드는 소를 고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한 곳에서 마주쳤다.
오랜만에 만난 양 사돈은 그동안 격조했던 터라 아들딸들이 잘 사는지 궁금해서 집안 사정을 물은 다음, 어쩐 일로 소시장에 나왔느냐고 물었다. 박서방은 암소만 길렀더니 송아지 낳는 뒷바라지도 귀찮고 해서 씨억씨억한 숫소를 먹이려고 한다 하였고, 또 황서방은 숫소만 길렀더니 송아지 낳는 이웃이 부러워 바꾸러 왔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각기 필요로 하는 소를 가지고 나왔으니, 흥정꾼 붙이고 구전 주고 할 것 없이 서로 믿는 사돈끼리 소를 바꾸면 될 것 아니냐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그래도 황서방은 새끼를 낳는 암소가 더 비싼 듯하니 웃돈을 받아 가시라고 하면서 돈을 내려 하였고, 박서방은 힘세고 일 잘하는 수소가 더 비싼 듯하여 웃돈을 내려 하였으나 사돈지간에 그러면 안 된다고 서로 사양하였다.
그렇다고 머쓱하니 헤어질 수도 없어 서로 술이나 한잔 나누자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이 사돈이 한잔 사고 저 사돈이 한잔 사고, 그렇게 서로 권하며 먹고 마시다 보니 사람이 술을 먹은 단계가 지나 술이 술을 먹고 종내는 술이 사람을 먹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야 술자리는 끝이 났다. 달이 중천에 떠서 자리를 뜨기는 했으나 몸을 가눌 수가 없어서 서로 바꾼 소등에 올라타고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소들은 주인과 여러 번 장을 다녀 보았기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익숙하여, 각기 저 살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양쪽 집에 당도한 소는 각기 저 잠자는 외양간으로 들어가고, 양 사돈은 자기 집에 다 온 것으로 알고 더듬더듬 안방으로 들어가서 자기 부인이라 생각하고는 각각 안사돈 곁에 누워 잠이 들었다. 양쪽 안사돈은 장에 간 일이 잘되어 취했거니 생각했다. 으레 장에 가면 취해 오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새벽녘이 되었다. 비슷한 시간에 양 사돈은 조갈이 나서 잠든 부인을 깨우며 냉수를 떠오라고 하였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간에 안사돈이 냉수를 떠가지고 방에 들어와 물을 주려고 보니 자기 남편이 아니었다. 아연실색, 들었던 냉수를 휙, 하니 끼얹고 말았다. 그 바람에 정신을 차린 바깥사돈들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밤새 안사돈과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잔 것이다. 아뿔사! 일이 어찌되어 이 지경인가 하면서 대문을 박차고 맨발로 뛰어 줄행랑을 쳤다. 서로 뛰어가다가 사돈끼리 또 마주쳤다.
그리하여 “아니, 사돈 어디 다녀오시오?” “아니, 사돈은 어찌된 일이외까?” “글쎄 난들 알겠소? 잠자다가 보니 사돈댁 안방이라서…….” “뭐요? 나도 그랬소만 사돈 양반도 제 집사람과 주무셨소?” “그렇기는 했소만 일은 없었소이다.” “나도 그랬소, 피차 취기가 지나쳤으니 잠만 들었소.” “다행이구랴, 다행이구랴…….” 하고는 서로 마주보며 박장대소를 하였다.
[모티프 분석]
「장에서 바뀐 사돈」은 김량장날 양 사돈이 뜻이 맞아 소를 바꾸었다가 그 소 때문에 사람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로, 술이 빚게 한 실수를 풍자한 소화(笑話)이다. 다른 지역에서 사돈에 관한 내용은 몇 가지 설화가 전해지지만 사돈이 바뀌는 모티프 유형은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