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7C01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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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남도 공주시 신풍면 동원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내수 |
2000년 8월 동원1리 원골마을에서 진행된 마을주민 주최의 예술제에 대한 첫마디는 경탄과 감동이었다. 사실 작품의 수준이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닌 소박하고 유치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탄과 감동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주민들이 준비하고 개최하기까지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그 열정과 순수함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원래 원골마을의 예술제의 처음 시작은 1993년에 부산·경남 지역의 청년작가 40여명이 원골마을에서 설치전을 열면서부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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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예술과 원골' 포스터
이 자연미술전은 3년이나 연속적으로 열렸다. 나무에 풍선을 매달고, 땅에 무언가를 심고 설치하는 등 참으로 낯설고 신기한 행위였다. 소박한 시골사람들의 눈에는 괴상망측한 행동으로 비췄을 것이다. 그런 전시회가 1회, 2회를 거쳐 3회까지 매년 원골에서 개최되다 보니 전혀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드디어 원골 주민들은 누구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고,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이 전시회는 금강 국제 자연미술전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하였다. 2000년에 자연미술전은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주시의 공산성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훌륭한 행사였고, 참여한 작가들은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조그만 도시에 예술의 향취를 듬뿍 남겨 준 멋진 행사를 진행하였다.
그러면 전문작가들이 떠나간 원골은 어떻게 되었을까? 원골 주민들은 내심 서운했을 것이다. 애써 기른 자식이 도회지로 유학을 떠나버린 기분이랄까? 결국 마을주민 전체가 많은 논의와 노력으로 주민들 스스로의 예술제를 준비했다. 자신들의 집과 논밭과 농기구와 곡식들, 그리고 본인들 자신이 작품 활동의 소재가 되었고,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예술과 마을’이란 이름으로 그들이 준비하고 주최하고 참여하고 어우러지는 마을 잔치를 벌이게 되었던 것이다.
예술제 행사 경비는 마을청년회 기금과 출향 인사들의 성금으로 마련되었고, 청년회는 동네 힘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게 된 것을 오히려 보람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초대작가들의 숙소로 이용할 행사기획실의 수리 공사는 무더위에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공사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원골의 주민들과 특히 청년회 회원들은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힘을 모아서 마을예술제 준비를 하였다.
어려운 준비 기간을 지나고 드디어 8월 18일 행사가 시작되었다. 한달여 전시 기간 동안 외지에서 많은 손님이 마을을 방문하였다. 마을주민 주최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흐믓함 속에 2000년의 예술제는 말끔하게 뒷마무리까지 이어져 원골 주민 모두가 느끼는 뿌듯함과 기쁨은 그 어느 때보다 더하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