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할머니제와 소원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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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움 굴림 바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A02020005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유지영

매년 정월 14일 저녁이 되면 탑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것은 공암1리 마을제사의 하나로서 다음날인 정월대보름 행사와 함께 맞물려 마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역사가 오래된 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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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 - 탑제

이것을 ‘탑할머니제’ 또는 ‘탑제’라 하는데 탑제는 남쪽선돌 제사→북쪽선돌 제사→탑할머니 제사→소지(燒紙)의 순서로 진행된다.

마을제사는 저녁 7시 정도에 시작되지만 그 준비는 일찍부터 시작된다. 이미 이 축제를 위해 음력 정월 초사흘(3일)에 꽹과리를 동반한 풍물놀이로 마을 곳곳의 집을 돌며 성금을 걷었고, 그 이후에도 소원을 비는 소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 위하여 사람들은 얼마간의 돈을 각기 제출한다. 이때 마을을 위해 좀 더 많은 돈을 희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일 새벽부터 시작되는 제사준비는 마을 회관 앞에다 금줄 치기(꼰 새끼줄로 성역을 표시한다.), 황토 뿌리기 등의 액땜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후 9시 이후에는 마을회관에 여러 동네 어른과 부녀자들이 출석하여 남자 어르신들은 축문과 소지를 준비하고, 부녀자들은 아침에는 부침개, 반찬준비, 저녁에는 국과 떡 등을 준비한다. 좀 더 따뜻한 떡을 제사에 내놓기 위해 늦은 오후까지 계속해서 음식을 장만하느라 부녀회원들은 늦게까지 회관을 지킨다. 여러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도란도란 모여 나누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가 있다.

제사의 첫 순서인 남쪽선돌에 대한 제사는 저녁 7시 정도에 시작되는데 모든 제사의 구성원들이 모여 캄캄한 밤에 횃불을 밝히고 일렬로 서서 공암교를 건너 남쪽 선돌로 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남쪽선돌에서는 간단히 북어와 삼색실과 등을 놓고 제사장이 절을 하고 축문을 읽은 후에 아헌관이 이어 절을 한 후 다음 차례인 북쪽선돌로 이동한다. 갔던 길을 되돌아 공암교를 건넌 후 용수천 남쪽제방을 건너 북쪽 선돌로 간이들은 왼쪽 선돌에서부터 제사를 시작하여 오른쪽 선돌에서는 간단히 북어와 사과만을 놓고 절을 한 후 북어를 선돌 정상의 머리띠에 끼워 둔다. 오른쪽 선돌에 대한 제사를 약식으로 하는 것은 원래 신앙의 대상이 되는 선돌은 왼쪽 것이었고, 오른쪽 것은 개인이 모시던 것을 옮겨와 나란히 모시게 된 사연 때문이다.

북쪽선돌에서 탑할머니로 가는 길은 약 100m가 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다. 마지막 탑할머니 앞에 모였을 때에는 마을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 있었다. 각기 볼일이 있어 미처 선돌 제사에 참여하지 못했던 사람일지라도 소지(燒紙; 소원을 담아 자신의 이름을 적어 태우는 종이)를 올려 개인의 소원을 비는 탑할머니제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리 깔끔히 정돈된 할머니탑에 여러 줄의 금줄을 두르고, 돌들의 틈 사이 곳곳에 흰 백설기 떡을 꽂아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민의 말에 의하면 고시래와 같은 의미로 제사를 지내고 그냥 사라져 버리는 음식들이 아까워 할머니에게 최대한 많이 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동네 주민들이 각각 떼어 꽂아 두는 것이라고 한다. 탑할머니 제사는 제사장의 인사가 있은 후, 축문을 읽고, 아헌관 몇몇이 절을 하고 소지하는 순서로 치러진다.

여기서 하이라이트는 소지를 읽는 장면이다. 이전에 축문을 읽은 축관이 소지를 보며 차례대로 소지의 주인을 소리쳐 부르면 이름이 불리어진 소지의 주인들이 차례차례 나와 소지를 받든 후에 축관이 붙여주는 불을 받아 탑할머니를 향해 둥그렇게 서서 자신의 소원을 기도한다. 소원을 소리 내어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리 내지 않고 연신 허리를 굽혀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탑을 빙 둘러싸고 소원을 비는 마을 사람들, 그들의 모습에서 신성한 옛 제사 광경이 현대 사람들의 마음속에 진정으로 전해져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순서가 끝나면 고사에 사용된 흰 백설기가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배분된다.

검은 하늘 위로 염원이 담긴 흰 종이를 한줄기 연기로 올려 보내며 한해의 각오를 다지고 희망을 품어보는 마을 사람들, 거기에 자신의 소원에서 그치지 않고 이웃사람들의 소원까지 대신 빌어주는 모습에서 무속신앙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이웃사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암리 - 찾아가는 길

탑제 - 새벽 액막이

탑제 - 음식 만들기

탑제 - 음식

탑제 - 소지 쓰는 모습

탑제 - 축문 쓰기

탑제 - 남쪽 선돌 상차림

탑제 - 북쪽 선돌 상차림

탑제 - 북어 꽂아놓기

탑제 - 북쪽 선돌에 꽂아놓은 북어머리

탑제 - 제사 상차림

탑제 - 할머니탑 음식 봉안

탑제 - 남쪽 선돌 제사

탑제 - 제사 상차림

칭칭부인 제사 축문

탑제 - 소지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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