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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를 그냥 잡는 게 아니라 기술이 있어야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A020104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승훈

대게는 심해의 바다 밑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그물을 던진다고 대게를 잡아 올릴 수는 없다. 현재는 어탐기와 같은 장비가 갖추어져 있고 근해의 해저지형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지만 과거에는 직접 바다에 나가 대게가 많이 사는 곳을 어른들에게 배우고 그물을 던지는 방법을 직접 배워야만 했다.

보통 대게는 바다의 가장 밑바닥에 살기 때문에 바다의 지형이 바위로 된 지역에는 대게가 살지 못한다. 그래서 그물을 건져 올릴 때 그물 바닥에 진흙이 묻어 있는 곳에 대게가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곳에는 산 가늠법을 통해 미리 위치를 파악해 둔다. 미리 대게가 많이 장소를 알면 이곳에 그물을 던진다. 그물을 던질 때는 선원들의 그물을 모두 연결하여 던지는데, 그물 윗부분 부자(부표)를 연결시켜 놓은 것을 ‘송로’라고 하며, 그물 아랫부분 벼리(밧줄)를 연결시켜 놓은 것을 ‘아랫빨’이라고 한다. 그물도 순서를 정해 연결하는데 그 순서는 선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정한다. 그물에도 순서를 정하는 것은 가장 먼저 투망하는 그물에 닻을 달기 때문이다. 닻을 다는 곳을 ‘닻자리’, 혹은 ‘닻머리’라고 하는데 투망할 때 잘못하면 그물이 잘 안 펴지는 경우가 많고 어망 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선원들은 자기 그물이 닻자리에 있는 것을 꺼려한다. 따라서 자리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물의 위치는 순번으로 돌아가면서 정한다.

투망을 할 때도 그냥 그물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물을 잘 풀고 그물이 잠길 수 있도록 돌을 달아서 던진다. 부자가 있는 쪽을 잡고 그물을 풀면서 던지는 사람을 ‘구세푸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구세푸는 사람이 그물을 잘 풀지 못하면 그물의 아랫부분만 펴지고 윗부분은 넓게 펴지지 못해 대게를 많이 잡을 수가 없다. 그물의 끝인 벼리(밧줄)에 돌을 달아서 던지는 사람은 ‘뻐빨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물이 충분히 가라앉을 만큼의 돌을 달아서 던지는데 돌을 잘못 묶으면 돌이 풀려 그물이 바다 위에 떠버리거나, 무게를 잘못 계산하여 돌을 달게 되면 그물이 바닥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중간에 떠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물을 던질 때 배가 중간 속도로 달리는데 이 속도에 맞추어 부자가 있는 부분을 풀고 벼리에 돌을 묶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투망이 거의 끝나고 마지막 부자를 던지는 곳을 ‘미레’라고 하는데, 미레는 그물을 다시 건져 올릴 때 표시를 해놓은 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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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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