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에 있는 조선 전기의 문신 하연의 묘.

[개설]

하연(河演)[1376~1453]의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연량(淵亮), 호는 경재(敬齋)·신희(新稀)이다. 아버지는 판청주목사(判淸州牧事) 하자종(河自宗), 어머니는 이조판서 정우(鄭寓)의 딸이다. 정몽주(鄭夢周)의 문인으로 1396년(태조 5) 식년(式年)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이후 이조정랑(吏曹正郞), 사헌부집의(司憲府執義)를 거쳐 1418년(태종 18) 세종이 즉위하자 승정원지신사(承政院知申事)의 중책을 맡은 후 1423년(세종 5) 사헌부대사헌(司憲府大司憲)이 되어 불교의 폐단을 비판하는 척불소(斥佛疏)를 올렸다. 의정부우의정과 좌의정을 거쳐 1449년(세종 31) 영의정에 이르렀다. 문종이 즉위하여 영의정으로 치사한 후에도 공법과 같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문종이 집으로 사람을 보내 자문하기도 하였다.

저서로 『경재집(敬齋集)』, 편서로 『경상도지리지(慶尙道地理志)』·『진양연고(晉陽聯藁)』가 있다. 1454년(단종 2) 문종의 묘정(廟庭)에 배향되었다. 1455년(세조 즉위년) 소산재(蘇山齋)라는 재실을 지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것을 후대에 중건하였고, 1995년 소산서원(蘇山書院)으로 명칭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숙종 때 경상도 진주의 종천서원(宗川書院), 경상도 합천의 신천서원(新川書院)에도 배향되었다. 시호는 문효(文孝)이다.

[위치]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산12 계란마을 뒤에 있는 소래산 남쪽 언덕 중턱에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형태]

하연 선생 묘는 부인 성산 이씨(星山李氏)와 합장한 단분(單墳)의 형태이다. 봉분 앞 중앙에 상석·향로석과 높이 1.68m의 장명등, 좌우로 문인석·망주석·석양(石羊)이 한 쌍씩 있다. 정면 좌측에 묘비가 세워져 있다. 다른 묘와 달리 봉분 앞쪽 좌우에 석주(石柱)를 하나씩 설치하여 봉토의 유실을 방지하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경우이다. 높이 1.86m의 문인석은 복두(幞頭)를 쓰고 있고, 상석과 망주석 등은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금석문]

신도비는 묘역 아래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입구에 있다. 신도비는 하연의 셋째아들 하우명(河友明)의 부탁으로 좌의정 남지(南智)가 지은 비명을 후손이 간직하고 있다가 1940년에 건립한 것이다. 높이 3.11m로 받침돌, 비신(碑身), 옥개석(屋蓋石) 형식을 갖추고 있다. 비신 위쪽에는 ‘영의정 시문효경재 하선생 신도비(領議政諡文孝敬齋河先生神道碑)’라고 전액(篆額)되어 있고, 비신 전면에 ‘대광보국숭록대부 행의정부영의정 겸 영경연예문춘추관 서운관사 세자사잉령치사경재 하문효공신도비명 병서(大匡輔國崇祿大夫行議政府領議政兼領經筵藝文春秋館書雲觀事世子師仍令致仕敬齋河文孝公神道碑銘幷序)’라고 새겨져 있다.

[현황]

하연 선생 묘 아래에 재실(齋室)인 소산재가 있다. 소산재는 1455년(세조 1) 세워졌는데,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963년 다시 건립했고, 1995년 재건하면서 소산서원으로 개칭하였다. 하연 선생 묘는 1986년 3월 3일 시흥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하연 선생 묘와 신도비는 조선 전기 사대부의 묘제 및 석물 연구에 참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