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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에 인생을 걸었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0B030202
지역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연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경윤

새벽 5시~6시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김성금 씨는 논산시 연산면 연산리 재래시장에서 1970년 후반부터 30여 년간 도토리묵을 팔고 있다.

옛날 어머님이 해 온 방식 그대로 하나의 거스름도 없이 전통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한판의 도토리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꼬박 일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 과정이 여간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도토리를 물에 담가 놓는 시간도 며칠, 그리고 묵이 굳는 시간만도 하루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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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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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떡방앗간과 도토리묵집

지금의 이 자리에 있기까지 묵을 만들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만들다가 실패해서 버린 양이 대략 3톤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실패할 때마다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특히나 다른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맛이 변하기 때문에 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럴 때마다 김성금 씨 부인은 버리는 것이 아까워 다시 주워 담아 한쪽에 모아 숨겨두었는데 김성금 씨는 부인이 담아둔 것들을 전부 찾아 모두 버릴 정도로 원칙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원리원칙 그대로 하다가 세월 다 보냈어, 차라리 안하면 안했지 가짜 묵은 생각도 안 해봤어”

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금은 기계가 많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90년대 후반까지는 직접 손으로 도토리를 걸러서 했다. 물에 너무 많이 손을 담그고 있어서 퉁퉁 부어 주먹도 쥐어지지가 않았고, 밤에는 손이 아파 잠을 설칠 만큼 고생은 말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만드는 과정? 내가 고생한 거? 말도 못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라지, 2~3권은 나와야 내 얘기 다 할 걸? 조금만 물에 오래 담가놓아도 묵에 힘이 하나도 없어, 어느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다 버려야 하니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야. 가을이나 겨울에는 그나마 낫지, 여름에는 잘 만들어놔도 금방 날씨 때문에 상하니까”라고 말하며 옛 기억에 깊은 한숨을 흘린다. 2007년부터는 식당 근처에 지하저장고를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한여름과 한 겨울,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묵이 상할 걱정도 없고, 한결같은 맛을 내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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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집 지하저장고

세월이 흐를수록 가짜묵이 많아지지만,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단번에 맛을 보고 “진짜구나!” 라고 알아차릴 때에 김성금 씨는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묵을 만드는 재료인 도토리는 가을철 5개월 정도는 국산 도토리를 사용해 묵을 만들고 있으며, 그 이후에는 북한산을 사용한다. 원산지 표시는 확실하게 하고 모든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연산 묵 하면 우리 집 모르는 사람이 없어, 어디 가서든지 물어봐, 묵 만들 때 다른 집과의 차이점이 뭔 줄 알아? 묵을 쑬 때 직접 나무를 때서 끓이는겨, 온도가 300~350℃ 정도가 되어야 맛있는 묵이 되는 거지, 가스로 아무리 해봐, 고작해야 100~120℃ 되는 거 그거는 절대 따라올 수가 없어”라고 열변을 토한다. 힘이 닿는 데까지 이 일을 할 것이라는 김성금 씨는 젊음을 바쳐 고생한 기억만큼 의지와 고집으로 도토리묵 장사를 계속할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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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거리

[정보 제공자]

김성금(남, 52년생, 연산4리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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