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재료를 가공 및 제조하는 공업.

[개설]

제주 지역 내 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내외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입지상의 불리한 여건으로 인해 제조업이 주력 산업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제조업은 이러한 여건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면서 발전한 것이라기보다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을 계기로 성립하고 발전해왔다.

즉, 제주의 제조업은 생산성의 증대를 통해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교우위가 있는 부문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원료의 특성으로 보아 원료산지의 접근성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부문(고구마, 감귤, 유채 등의 가공업)과 소비시장 접근성에 비교우위가 있는 부문(건축자재, 연탄, 가스, 인쇄, 배합사료, 유기질비료, 제빵, 우유, 관광토산품 등의 제조업)이 제주도 제조업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변천]

제주도에서만 주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수산물, 또는 비교우위를 가지는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제조업은 원료 조달 면에서 다른 지방보다 유리하여 일찍부터 발전하였다. 8·15 광복 전부터 고구마를 원료로 하는 1개소의 주류공장, 5개소의 전분공장, 11개소의 양조공장과 통조림 및 단추 등 몇몇 업종의 소비재 생산을 위한 영세공업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일본인에 의해 운영되었다.

8·15 광복 후 이들 공장들은 일본인의 철수로 한국인에 의하여 운영되었으나 기술의 미숙, 자본의 부족, 그리고 판로난 등의 경영상의 문제점과 제주 4·3사건 등의 사회적 요인이 겹쳐 발전이 지체되거나 퇴보하였다. 이러한 상황 아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기간산업 유지라는 정책으로 유치되었던 몇몇 대기업들이 원료 확보의 곤란, 기능공의 부족, 전력 부족 및 운영 자금의 애로 등으로 정상적인 조업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는 제주의 기업인 또는 잠재적 기업인에게 근대적인 기술과 경영방식을 습득케 함으로써 제주도의 제조업은 다시금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1950년대 후반기부터는 고구마를 원료로 하는 전분공장이 크게 증가하였고, 1960년대 전반부터는 유채 재배가 본격화함에 따라 제유공장이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이시돌목장의 양모 생산 증가에 따라 모방공업도 성립하였다.

1960년대 후반에는 정부의 제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유창산업, 선일포도당, 해태농수산, 한국해조분 등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들이 세워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제조업은 비록 농·수산물 가공업을 중심으로 발전하기는 하였지만 구조면에서는 한층 다양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들 제조업도 1970년대 초의 불황, 원료 공급의 계절성, 원료 농산물의 가격 변동 등으로 가동률과 수익성이 크게 부진하여 1970년대 중반까지 성장이 저조하였다.

1970년대 중반이 지나면서 제주도의 제조업도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과 1972년의 ‘8·3경제조치’에 의한 조세 경감, 운영 자금의 지원 등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1973년 이후의 경제 호황과 식품 소비패턴의 변화는 가공농산품의 수요 확대를 가져옴으로써 농산물가공업의 신장을 가져왔다. 수산물가공업이 수산물의 대일 수출에 힘입어 활기를 띤 것도 이 시기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제조업 구조를 다양화시킨 직접적인 요인은 1975년부터 생산이 급증하기 시작한 감귤업의 성장과 축산업의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즉 감귤의 대량 생산으로 인한 실질 가격의 하락은 감귤가공업의 가동률과 수익성을 크게 호전시켜, 감귤가공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감귤업의 성장은 농용(農用)자재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합성수지, 1차금속 등의 제조업 발전을 유도하였다.

축산업의 성장, 즉 대규모의 기업목장 건설과 축산물에 대한 수요 증대에 따른 전업 양축농가의 증가는 배합사료고업을 성립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따라서 1970년대 후반에는 제조업의 성장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구조면에서도 제주 경제의 기반을 한층 안정시킬 수 있도록 발전하였다.

1980년대 들어와서는 관광산업의 호황에 따라 관광토산품 제조업도 제주도의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업 육성과 환경 보호라는 상충되는 2개의 목표가 갈등을 겪는 시기가 1980년대라 할 수 있다. 이 2개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하여, 또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제시된 해결책이 공업 지역과 농공단지의 구성이다.

제주도에는 제주시 화북공업 지역과 서귀포시 토평공업 지역이 있는데 화북공업 지역은 제주시를 쾌적한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시내에 산재해 있던 공장을 집단으로 유치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1984년에 1월에 착공하여 1987년 10월에 완공되었으며 부지는 8만 7,000평 규모에 이른다.

토평공업 지역은 공공 시설 정비 확충과 공업용지로서의 효율 증대를 위해 조성된 곳으로, 1993년 1월 착공하여 1997년 10월 완공되었다. 부지는 6만 6,000평 규모이다. 한편 농촌 공업화 정책의 하나로 농촌 지역 유휴 인력 흡수와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조성된 곳이 농공단지인데, 제주도에서는 1989년 4월 구좌농공단지를 조성한 데 이어 1992년 6월과 1994년 6월에 각각 대정농공단지와 금릉농공단지가 들어섰다. 2003년 현재 3개 농공단지에 총 46개 업체가 입주하여 총 548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제주 지역 공업(광업 및 제조업)의 지역내 총생산(GRDP)은 2003년 중 1,984억 2,500만 원으로 제주도 전체 지역내 총생산 6조 1,394억 6,400만 원의 3.23%를 차지하고 있고, 2003년 말 현재 357개의 사업체에서 4,930명의 종사자가 7,274억 3,200만 원의 생산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부가가치는 3,138억 1,800만 원으로 부가가치율은 43.1%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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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역 내 총생산 및 산업구조 추이표

제주도의 제조업체수는 1993년 277개에서 2003년 344개소로 이 기간 중 67개소 또는 연평균 2.2%의 증가를 보였다. 이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업종은 기타 전기기계 및 전기변환장치(33.5%),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10.7%), 기타 기계 및 장비(8.6%) 등이다. 연평균 증가율이 감소한 업종은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8.8%), 기타 운송장비(-5.4%) 등이고, 거의 변화가 없는 업종은 목재 및 나무제품, 출판,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비금속광물제품, 조립금속제품 등이다.

한편,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이 등장한 업종은 코크스, 석유정제품 및 핵연료,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 등이고, 등장한 이후 사라진 업종은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등이다.

제주도의 제조업체수의 구성을 보면 음식료품과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이 전체의 50.6%를 차지하고 있어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앞서 말한 제주도 제조업의 한계 및 특수성을 잘 설명해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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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조업 사업체수 추이표

[현황]

산업 중분류로 본 업종별 사업체수를 살펴보면 2002년 현재 전국적으로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1만 4,374개소(13.02%)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조립금속제품 제조업이 1만 2,674개소(11.48%), 섬유제품 제조업이 9,728(8.82%)의 순이다. 이와 달리 제주도에서는 음식료품 제조업이 102개소(32.8%),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이 56개소(17.61%), 조립금속제품 제조업이 28개소(8.81%)의 순서로 전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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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조업 사업체수 현황표

[의의와 평가]

제주도 공업은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이 존재하는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비교우위가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유리하게 작용하던 여건, 특히 원료공급 면에서 생산량과 원료의 가격 변화에 의하여 성장 측면과 구조 측면에서 조정이 이루어져왔으며, 앞으로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지만, 농·수산물을 이용한 가공업, 관광토산품의 경공업 등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