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풍부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누구나 허기를 반찬삼아 곯은 배를 채웠으며, 맑은 물에 몇 가지 건더기를 넣고 끓인 죽과 국으로 배를 채웠다. 탄광 마을 사정도 비슷해서 노동자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것들에는 시래기죽, 시래기밥, 김치죽이 있었다고 한다. 이름처럼 밥에 시래기나 김치를 넣고 푹 끓인 단순한 요리지만 탄광노동자들에겐 노동의 단맛이 한 그릇 가득 담긴 먹거리였다....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충의로를 따라 달리는 길은 여느 시골 풍경과 다르지 않다. 녹색의 들녘과 푸르른 산새를 지나는 바람이 시원하다. 그러다 천덕1교를 지나 넘은골을 오르면 도로 양쪽으로 검은 흙과 경석더미가 눈에 들어오며, 내리막 지점에 화순 광업소가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전라남도 유일의 탄광, 대한 석탄 공사 화순 광업소이다. 고생대 석탄기층의 평안계 사동통이 분포...
천운 마을에서부터 화순 광업소까지 충의로를 따라 가다보면 길 양쪽으로 문이 닫혀있는 상가들이 눈에 띈다. 도로를 따라 작지만 여러 채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양이 과거에는 번화했던 상점 거리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호시절이었던 1970-80년대 화순 탄광 마을에는 직원들만 2,000여 명이 넘었고, 월급이 면서기보다 많았다. “남자 분들은 쌀 5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