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300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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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生活 |
영어공식명칭 | Life |
이칭/별칭 | 삶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거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태성 |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의 산간 분지형 지형과 거창 지역의 지리적, 문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드러나는 의식주 등의 양상.
[개설]
거창 지역 생활이란 경상남도 거창의 산간 분지형 지형과 전라도와 경북 등과 인접한 지리적, 문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거창 지역만의 특성으로 드러나는 의식주 등 생활의 전반적 양상을 말한다.
‘생활(生活)’은 한자 뜻 그대로 생명을 유지하고 살기 위해서 행하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생활은 일상생활과 같은 의식주 활동 외에도 직업 생활과 여가 생활, 사적 생활과 사회 생활, 외적 생활과 내적 생활 등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대부분의 대상은 거의가 일반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특정한 지역, 특정한 기후, 특정한 환경에 따라서 생활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리적·지형적 위치가 비슷하고 기후가 비슷하고 환경이 비슷한 경우에 생활은 서로 비슷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거창 지역 생활의 일반적 특징]
거창 지역에서 특징적인 생활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거창은 우리나라 남쪽의 내륙, 그리고 산간형 지형과 들판, 분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후는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갖추고 있기에 그 특징을 찾으려면 거창 지역만의 지역적 특징을 찾아내야 한다.
우선 거창이 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징이다. 거창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며 산맥들의 중간에 형성된 분지가 넓게 잘 발달된 고장이다. 거창을 둘러싸고 북쪽은 덕유산(德裕山), 월봉산(月逢山), 삼봉산(三峰山), 서쪽은 기백산(箕白山)과 금원산(金遠山), 동쪽은 가조 분지를 비롯한 의상봉(義湘峰), 비계산(飛鷄山), 남쪽은 철마산(鐵馬山), 갈전산(葛田山) 등이 있다. 이러한 산들에서 발원한 하천은 모두 산맥을 따라 흐르다가 거창 분지에서 황강천과 만나고 다시 황강-남강-낙동강으로 흘러간다. 그 산들 사이에 분지와 하천이 발달하였다. 또한 문화적 형태가 다른 전라북도, 경상북도와 산을 경계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지형적·지리적 특징은 거창 지역 사람들이 영위하는 삶의 특징을 만들어 낸다. 산과 밭, 논 등을 중심으로 하는 생업 형태적 특성과 산간 지역과 하천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에 맞는 주거 건축물의 재료와 크기, 구조, 그리고 산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을 채취하고 이용하기 용이한 의복의 형태 등에서 거창 지역의 지역적 특성이 드러난다.
[거창 지역 의식주 생활의 특성]
거창 지역의 의식주 생활은 이러한 산지형 분지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우선 주거 생활에서 집의 특징을 들 수 있다. 거창의 마을들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산간 계곡 사이의 곡간에 형성된 마을들이다. 이 마을들은 대개 좁은 산다락을 이용하여 층층으로 집을 지어 마을이 형성되었으므로 산지형 집 유형이다. 즉, 집의 마당은 매우 좁고 담은 모두 돌로 둘러졌으며 대문은 없거나 사립문 형태이다. 집의 크기도 작으며 대개 一자형이거나 ㄱ자형이 대부분이다. 또한 지붕의 높이는 낮지만 경사가 다소 급한 편이다. 이는 겨울철 폭설과 연관된다.
둘째, 큰 산과 산 사이에 발달된 하천을 따라 형성된 단구층이나 충적지에 형성된 마을들이다. 이러한 마을들은 대개 안정적이고 마을의 규모가 크다. 담의 형식은 돌과 흙을 혼합하여 쌓는 편이고 집의 규모도 다소 넓은 편이다. 그러나 마당은 그리 넓지 않고 집의 형식은 주로 ㄱ자형이지만 一자형 부속 건물이 있어 창고, 변소, 마굿간 등으로 사용된다.
셋째, 가조 분지와 거창 분지의 들판이나 구릉에 형성된 마을이다. 집의 형태는 대개 ㄱ자형 본채와 一자형 부속 건물이지만 마당의 넓기가 비교적 넓은 편이다.
식생활에서 거창 지역의 특성은 산지 지형적 특성과 분지 지형적 특성으로 크게 대별할 수 있다. 산지 지형적 특성으로 나물과 산채류가 많으며 산간 내륙적 특성으로 건어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돼지와 닭이 기르는 가축의 주축이다. 이를 이용한 음식 문화가 발달해 있다. 이와 더불어 거창은 고도가 높은 산지와 산에서 발원한 계곡과 하천이 발달되어 있다. 그곳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를 이용한 음식 문화도 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어탕 국수, 추어탕, 민물고기 매운탕, 민물고기 튀김 등이 거창 음식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의생활에서 거창 지역의 특성은 역시 산지형 지형적 특성을 한 축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경남 함양이나 산청, 전북 장수 등 주변 지역 의복과 큰 차이는 없는 일반적인 형태이겠지만 산간에서 하는 나물 채집이나 연료용 나무 벌목 등에 유리한 의복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특징은 옷의 소매가 비교적 좁고 바지의 단이 길지 않고 좁은 편이며 머리를 두르는 수건이 좁고 길어서 머리를 두를 수 있는 형태이며 바지의 단을 두르는 행건도 긴 편이다. 여타 예복이나 관복 등의 의복 형태는 일반적 전통 의복과 일치한다.
[거창 지역 일상생활과 종교 생활]
일상적 생활은 생업을 위한 농사와 채집이 위주가 되므로 전통적 농촌의 산간 분지형 생활과 일치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특징이 되는 것은 각 마을들이 집성촌을 이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을 구성원 상호간 매우 친밀한 친밀성을 가지며 성씨에 대한 자부심이 나름대로 강하다. 따라서 선생이나 학자 등 큰 인물이 배출된 마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마을과 차별되는 형태를 가진다. 이러한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마을 입구에 비석과 정려 등으로 그 마을의 자부심을 드러내고 마을 안에는 마을의 인물을 모시는 규모가 큰 재실이나 서원 등을 세워 그 정도를 드러낸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거창에는 정려비, 사적비 등 비석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많은 편이고 서원, 재실, 사당 등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거창 지역은 지질적 특성으로 인한 백운모가 많이 섞인 흰색 화강암이 매우 많은 편인데 마을 사람들의 조상 존중과 자긍심 등을 표현하는 화강암을 이용한 비석과 석조물 등이 마을마다 다수 세워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거창 출신의 뛰어난 인물이 많은 만큼 그 후손들이 이를 계승하여 재계, 정계 등에 진출한 인물 또한 많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현대의 문인이나 예술가 등 인문학 쪽의 인물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거창 지역 마을과 생활의 특징 중 하나가 각 마을마다 당산나무와 당산 사당, 산신각이나 산제당 등이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창 문화원에서 발간한 『거창군의 마을 신앙』을 보면 거창의 마을 신앙과 당제 등이 매우 발달되었고 현재까지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로 마을 당산나무는 산지형 특성으로 인하여 소나무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포구 나무[팽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또한 마을마다 산에서 흘러내린 돌이 많은 편이므로 돌탑이 많은 것도 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거창 지역의 일반적인 삶의 특성]
현대에 들어서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거창 지역은 다른 중소 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화강암이 발달한 지질적 특성으로 인하여 석재 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리고 높은 산간 지역이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거창 지역의 농업은 오미자, 포도[머루 포도], 고냉지 사과 등이 거창의 특산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집집마다 가축을 길러 자급하던 형태가 계승되어 특히 돼지 사육이 융성하여 돼지고기 요리도 발달한 편이다. 한편 거창 지역이 산간 계곡과 하천을 중심으로 마을이 발달한 만큼 일정한 마을이 집성을 이루고 살던 삶의 형태도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하여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 도시화를 통한 마을의 해체나 마을 전체의 이동은 거의 없고 원래 마을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으므로 집성촌이나 전통적 농촌, 산촌 마을의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곳이 많다. 따라서 마을과 마을의 친족 관계 및 친연 관계, 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문회의 활성화 등이 현재 거창의 특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외지로 나가서 출세한 사람들이 고향에 건물이나 다리, 재실 등을 건설하는 데 기부나 기증을 하여 최근에 만들어진 공덕비나 송덕비가 많은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