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석꾼의 딸 웃갓으로 시집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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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D030101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지천면 신3·4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순하

웃갓마을 하귀댁 할머니는 밀양에서 천석꾼의 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현재 할머니가 사시는 곳은 천석꾼의 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주 소박한 곳이었다. 마당이 아주 넓은 몇 백 년 된 가옥에서 평생을 사시고 계신다면서 집을 자랑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소박한 인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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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는 하귀댁 할머니-하귀댁 할머니 모습

하귀댁 할머니의 집

하귀댁 할머니를 낳아준 어머니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후처였는데, 전모(前母)가 돌아가시자 열여덟 살에 시집을 왔다고 한다. 천석꾼의 딸 하귀댁 할머니는 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당시 어마어마한 재산을 남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형제들이 할머니네 재산을 탐내었다. 결국 많은 재산을 잃은 할머니네 가족은 남은 재산 300석을 가지고 큰 오빠의 처갓집이 있는 웃갓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다. 그 때 할머니의 나이는 아홉 살이었단다. 그리고 좋지 않은 기억들로 가득 찼을 나이 아홉 살에 할머니는 신동공립보통학교[현 신동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하귀댁 할머니 졸업앨범

할머니의 형제는 아버지의 전처가 낳은 6남매와 할머니의 친모가 낳은 2녀(원래 할머니에게는 오빠가 있었으나 어렸을 때 죽었다), 그렇게 8남매였는데, 하귀댁 할머니는 그 중 막내로 형제들보다는 조카와 질녀들과 생활을 같이 했다고 한다. 당시 함께 생활했던 조카와 질녀들은 모두 6명이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하귀댁 할머니의 친모가 후처로 시집을 올 당시 할머니의 큰오빠와 할머니의 친모는 동갑이었단다. 할머니의 큰오빠 부인, 곧 큰올케보다 할머니의 친모가 한 살이 적었다고.

할머니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재산 싸움으로 인한 집안간의 불화와 여러 차례 열렸던 재판 모습이란다. 할머니의 사돈집안 중 한 분이 판사였는데도 삼촌들과의 재산싸움은 끝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집안간의 불화는 조카 중 한 명을 정신질환까지 앓게 했고 둘째 오빠까지 죽음으로 몰았다. 또 한 명의 질녀는 딸 셋을 놓고 왜정시대 보국대에 끌려가기까지 했다. 할머니는 지금도 자신을 대신해 질녀가 보국대에 끌려 간 것이라며 자책하셨다. 계속되는 집안의 악재로 할머니는 열다섯 살에 서둘러 시집을 가게 된다. 당시 동갑이었던 또 다른 질녀와 함께 한 동네인 웃갓마을로 시집을 가게 된 하귀댁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는 천석꾼의 딸에서 아주 작은 오두막집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

[정보제공]

• 하귀댁(여, 1924년생, 웃갓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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