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이들이 서리를 하러 오면 콩깍지들이 부스럭하고 소리를 낸다고요. 그걸 큰형이 용케 듣고는 부리나케 쫓아가곤 했죠.” 작동에는 봄이면 온 천지가 분홍 복사꽃과, 흰 배꽃, 사과꽃으로 꽃 세상이 된다. 사시사철 자연송이, 배, 사과를 선사해 주는 천혜의 자연마을. 자연먹거리에 의존해 왔던 이 마을은 한 해 농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산 비탈길이 많은 마...
복숭아 통조림 열풍이 불어 닥친 송내동 복숭아를 수확하는 작업은 매우 고된 일이다. 정직하고 꾸준한 관리가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벼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서 함께 모내기를 하고 벼를 베듯이 복숭아수확 또한 여러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 시기를 맞춰 과일을 수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장마라도 조금 길어지면 수확 적기를 놓쳐 일 년 간...
“서리한 것을 가지고 어디 가서 파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도둑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 옛날 경인선을 달려온 열차가 소사역에 들어서면 차창 밖에서는 으레 행상들이 알이 굵고 먹음직한 복숭아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치켜들며 큰 소리로 ‘복숭아 사려’를 외쳤다. 입안에 가득 고여 오는 상쾌한 단맛, 부드러운 육질이 주는 미각의 유혹을 못 이겨 승객들은 너도나도 복숭아를 샀고, 그렇...
“복숭아밭을 크게 하던 집의 딸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뻤어. 여학생이 버스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라고.”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이 복사골에도 있었다면? 동네 장난꾸러기 삼총사는 오래 전에 있었던 가슴 떨리는 이야기를 고백했다. “예전에 복숭아밭을 크게 하던 집의 딸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뻤다고. 내가 군대 가기 전이니 21살 정도 되었을 때지. 하루는 친...
“서리하러 오던 놈들은 원정동이라는 곳에 사는 놈들이 거의 다였어. 그 동네 놈들이 많이 짓궂었는데….” 부천에는 복숭아밭이 얼마나 많았는지 현재 17사단 자리부터 부천공고까지 복숭아나무가 심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버들캠프장을 지나서 극동아파트까지 사방을 둘러서 넓게 퍼져있었는데 계언덕에서 내려오다 보면 조마루, 옛날의 사오천이라고 하는 곳에서부터 소명여고 뒤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