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경과 화전치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801145
한자 -經- 火戰-
이칭/별칭 사질경과 화전치기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충청남도 보령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민정희

[정의]

충청남도 보령 지역에서 앉은굿 법사들이 행하는 정신병 환자를 치유하기 위한 독경과 정신병 환자에게 붙은 귀신을 불로 위협하여 떼어내는 방법.

[개설]

보령 지역에서는 도깨비, 허령신, 사귀 등이 끼이거나 신이 내렸는데 내림굿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미친경[사질경, 도깨비경, 개비경, 미친굿]을 행하였다. 앉은굿 법사들이 일반적인 환자를 치유하기 위해 경을 읽는 것을 병경(病經)이라고 하는데, 다른 병경과 달리 미친경은 화전(火戰)을 치고 환자를 피접(避接)[병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거나 약을 써도 효험이 없을 때 살던 집을 피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 요양하던 풍습] 보내는 과정이 추가되는 것이 특징이다.

[절차]

법사는 정신질환자의 집에서 굿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한다. 우선 한지를 여러 모양으로 접어 귀신을 위협하고, 잡아 가둘 팔문금쇄진 등 여러 종류의 설경(說經)을 뜨고, 신장위목을 비롯하여 부적을 그린다.

신장대, 사귀대 등을 만들고 화전을 칠 때 필요한 물품을 준비한다. 신장을 모시는 단상은 상(床) 3개를 위로 겹쳐 올려서 만든다. 상마다 백지를 깔고 쌀을 올린다. 보통 상 9개를 쌓는다고 ‘9봉단을 모은다.’고 한다. 제일 위에 있는 상에는 촛불을 밝히고, 백설기 한 시루를 놓는다. 천존위목도 써서 붙이고, 고깔을 접어서 덮어둔다. 술도 한 잔 부어 놓는다. 9봉단을 모아 놓고, 설경을 배설한다.

굿의 준비가 끝나면 법사는 굿상 앞에서 먼저 부정을 가시는 부정경을 읽고, 태을보신경·육개주·축원문 등을 읽는다. 그런 다음 팔양경, 옥추경, 기문경, 옥갑경, 축사경 등의 신장편(神將篇)을 붙인다. 이때는 법사 두세 명이 번갈아가며 쉴 새 없이 경을 읽어야 효험이 있다. 이어 신장가림을 한 후, 귀신착수를 한다.

귀신착수는 법사가 경문을 외고 무녀인 영신이 사귀대를 잡고 문복을 하여 미리 준비한 병에 사귀를 잡아넣는다. 사귀를 병 안으로 넣은 후에 종이에 뜨거운 밥을 싸서 병의 마개로 사용하고, 왼새끼를 꼬아 병을 7매듭으로 묶는다. 그런 다음에 법사는 조상해원경을 외는데, 영신은 방문부터 마당까지 길게 늘인 길포[베]를 가른다.

한편 환자에게 붙은 귀신을 불로 위협하여 떼는 화전치기를 한다. 화전치기는 마당 가운데 환자를 앉혀 놓고, 환자 위에 물을 적신 홑이불을 덮어 놓는다. 법사는 기름을 적신 솜방망이에 불을 붙여 들고 있다가 환자 가까이에 대면서 볶은 쌀겨를 재빨리 뿌린다. 이때 솜방망이에서 불길이 확확 솟아나서 환자에게 겁을 준다. 그리고 신장칼로 환자를 찌르는 시늉을 한다. 화전을 친 후 바가지를 땅에 놓고 밟아 깬다. 바가지가 깨져야 귀신이 나갔다고 여긴다. 바가지를 깬 후 환자를 방안으로 들인다.

화전을 친 후에 마당에 볏짚으로 간단하게 만든 움막 3개를 준비한다. 움막 속에 환자를 대신하여 허수아비를 넣고 불을 지른 후에 허수아비를 꺼내고, 다음 움막에 넣고 빼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세 군데에서 허수아비 넣고 빼기를 한 다음 퇴송을 한다.

퇴송경을 마친 후 귀신을 가둔 병과 길포 자른 것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땅을 파고 묻는다. 길포도 손 없는 곳에서 태운다. 간혹 허수아비를 대신하여 산 닭을 일곱 마디로 묶고 여기에 환자의 손톱·발톱과 동전을 넣어서 바깥에 두었다가 퇴송 후 묻기도 한다.

굿을 한 후에 집과 환자의 운이 맞지 않으면 환자를 멀리 피접 보내기도 한다. 이때 부정을 예방하는 의미로 환자에게 붉은 천이나 부적을 준다. 환자는 대개 7일이나 21일, 한 달 정도 지난 후 돌아온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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