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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902716
한자 出産儀禮
영어음역 Chulsan Uirye
영어의미역 Birth Ceremony
이칭/별칭 산속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용인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시덕

[정의]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아이의 출산을 전후하여 행하는 의례.

[개설]

산속(産俗)이라고도 하는 출산의례(出産儀禮)에는 넓은 의미에서 아이를 갖기 위해 행하는 기자의례(祈子儀禮)부터 금기, 태교, 해산, 태처리 등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행해지는 여러 가지 의례들이 포함된다. 출산의례는 크게 산전의례(産前儀禮)와 산후의례(産後儀禮)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모두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한 실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산전의례]

1. 기자의례

기자의례는 치성기자(致誠祈子)와 주술기자(呪術祈子)로 나눌 수 있다. 용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성기자는 집 안에 모신 삼신에게 치성을 드리거나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만신의 집에 가서 비손을 하고 굿을 하는 정도이다. 죽전동의 경우 산에 가서 기도를 하거나 돌무데기에 돌을 올려놓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주술기자에서 가장 흔한 것이 유감주술이다. 용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감주술 기자로는 아들 낳은 산모의 첫 국밥을 함께 먹거나, 아들 낳은 집의 금줄에 달린 고추를 훔쳐서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또한 동쪽 가지에 달린 오디를 먹는다거나 수탉의 생식기나 황소의 고환을 삶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이외에도 첫아들을 낳은 사람의 고쟁이를 입거나, 아들 낳은 사람이 출산할 때 입었던 옷을 얻어 입기도 했다. 요즘에는 아들을 낳는 한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2. 태몽

태몽은 임신의 징조를 나타내는 것이었으나 그보다는 태몽에 등장하는 동물 등을 통해 아이의 성별을 점치는 기능이 더욱 강했다. 이는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기자의례와도 통하기 때문에 종법(宗法)과 무관하지 않다. 태몽에는 해나 달과 같은 천체, 호랑이나 꽃 열매 등의 동식물, 부처나 조상·산과 같은 신적 존재, 놋대야나 젓가락 같은 사물이 등장한다. 이러한 태몽의 내용 중에서 남성적인 것이면 아들을 낳고, 그 반대이면 딸을 낳는다고 믿었다.

용인 지역에서는 해나 달을 삼키거나 몸에 지지는 꿈, 용·범·장끼·토끼 등의 동물과 송이버섯·호박·밤 등의 식물에 관한 꿈이면 아들을 낳는 것으로 기대되었다. 반면에 암소·고양이·암탉·말·감·수박·참외 등은 딸을 낳을 징조의 꿈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해석은 용인 지역 내에서도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도 있어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다. 태몽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꾸기도 한다.

3. 태중(胎中) 금기

태중 금기는 태어날 아이가 장차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라도록 태중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산부의 금기와 태교는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했는데, 금기가 위험에 대한 예방적 차원이라면 태교는 아이의 능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동일한 행위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용인 지역에서는 임산부에게 잉어·황소·콩팥·가물치 등을 먹이면 바르고 힘이 세며, 총명한 아이를 낳는다고 믿었다. 반대로 아이의 목이 자라처럼 짧아진다고 자라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였고, 남매만 낳는다고 비둘기고기를 금하였으며, 닭살 피부가 된다고 닭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다. 감주나 두부는 힘이 없어진다고 못 먹게 했고, 토끼고기는 눈이 빨개진다고 금하였다.

임산부가 금해야 하는 행위로는 말고삐나 체·부삽·도마 등을 넘지 않고, 시루나 독을 들지 말며, 빗자루를 깔고 앉으면 안 되었다. 원삼면 미평리에 사는 L씨는 말고삐를 넘었다가 12개월 만에 아이를 낳았다고 믿고 있다. 이외에도 산달에 아궁이를 바르면 언청이가 태어나고 문을 바르면 코가 막히며 빨래를 하면 피부가 나빠진다고 하여 모두 금하였다.

[산후의례]

산기가 있으면 시댁이나 친정에서 출산할 장소를 정하고 안정을 취한다. 용인 지역에서는 몇십 년 전까지도 대부분 산모가 거처하던 방에서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산일이 다가오면 방을 꾸미기도 하지만 배내옷이나 기저귀 같은 갓난아이를 위한 물품 준비를 서두른다. 요즘에는 베이비용품점에서 세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1. 산바라지

해산일이 가까워지면 산바라지를 정하는데,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 친척 등 주로 경험 많은 사람들이 한다. 삼신상은 출산 직후 차리는데, 깨끗한 짚을 깔고 그 위에 물·쌀·미역 등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용인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한 집안에 임산부가 둘이면 한 사람은 반드시 친정으로 가야 했는데, 이는 삼신은 한 집에 한 분뿐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난산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습속과 행위들도 전해 오고 있다. 보통은 남편의 아래 속옷이나 띠를 임산부의 배에 두르면 순산한다고 믿었다. 또한 참깨의 빈 대를 방의 네 구석에 세우거나 아궁이의 연기를 빼고 쥐구멍을 터주면 수월하게 아이를 낳는다는 속신이 있었다.

2. 태처리

출산 후 태를 분리하여 처리하는 과정으로, 전통적으로는 ‘삼가른다’라고 한다. 태처리를 중요시하는 것은 태가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태는 흔히 가위로 자르지만 딸을 낳았을 때는 소독한 낫이나 식칼을 쓰는데, 이는 아들을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아들인 경우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산모가 탯줄을 이로 끊고 그 침을 삼킨다.

남사면 완장리마평동, 식금리, 서천동 등에서는 탯줄 자르는 일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남편과 가족이 담당한다. 식금리에서는 태를 길게 잘라야 아기의 명이 길다고 믿는다. 자른 태는 주로 겻불에 태워서 물에 띄우는 것이 일반적이나, 서천동에서는 장작불에 태우고, 마평동에서는 짚불에 태우는 등 마을마다 다르다.

3. 금줄

금줄은 출산 후 외부인 및 역귀의 출입을 막기 위한 신성적 장치이다. 금줄을 치는 것은 아이가 출생하였음을 알리는 표지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위험 요소로부터 산모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소극적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금줄은 왼새끼로 꼬고 흰색 한지 등을 끼워 신성성을 더한다. 왼새끼는 일상과는 반대이기 때문에 신성시된다. 이러한 신성성이 출입을 금하게 하는 강력한 주력을 발휘하게 된다.

아들을 낳으면 생솔가지와 숯, 붉은 고추를 끼우고, 딸일 경우에는 생솔가지와 숯, 종이를 끼우는데,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김량장동의 경우 아들을 낳으면 고추와 숯을 세 개씩 달고, 딸인 경우 솔가지와 숯을 세 개씩 단다. 서천동, 마평동, 완장리, 죽전동, 식금리, 미평1리에서는 아들은 고추와 숯을, 딸은 숯과 솔가지를 단다.

금줄은 통상 삼칠일이 지나면 걷는다. 그러나 서천동김량장동의 경우 일 주일을 달고, 마평동에서는 이 주일, 죽전동·미평1리·용천리·식금리 등에서는 삼칠일을 단다. 걷은 금줄의 처리 방법 역시 지역마다 달라서, 서천동용천리의 경우 불에 태우고, 김량장동에서는 개울에 띄운다. 죽전동과 미평1리에서는 불에 태워 개울물에 버린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산육(産育)을 관장하는 삼신(三神)은 가신(家神)의 하나로 ‘산신(産神)’·‘삼신할머니’·‘삼승할망’이라고도 부른다. 용인 지역에서는 삼신단지를 삼신할멈이라 부르며 주로 안방 윗목에 모셔 두었다. 삼신상에는 주로 미역과 쌀, 정화수를 떠놓는다.

김량장동완장리, 용천리, 미평1리 등에서는 삼신에게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치성을 드릴 때는, 먼저 삼신 위에 바가지를 걸고, 미역국과 밥·물 등을 차린 상을 기자를 하는 사람의 속옷 위에 올려놓고, “삼신할머니, ○○네 아들 하나 점지해 주세요.”라고 빈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흰쌀밥과 미역국을 먼저 올린다. 삼칠일 의례 때에도 미역국을 올리는데, 이 미역국은 산모에게 먹인다. 젖이 나오지 않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삼신에게 빈다. 김량장동서천동 등에서는 지금도 아이가 아프면 미역국과 정화수, 밥 등을 차려 놓고 비손을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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