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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902705
한자 建築儀禮
영어음역 Geonchuk Uirye
영어의미역 House Construction Rit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용인시
집필자 정연학

[정의]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집을 짓는 과정에 따라 지내는 의례.

[개설]

건축의례는 집을 짓기 위해 집터에 제사를 지내는 행위에서부터 집이 지어진 후 이루어지는 집들이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행해지는 의례를 가리킨다. 흔히 고사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한 가지 일을 매듭짓고 다음 일로 넘어가는 고비에서 잠깐 숨을 돌리는 휴식의 뜻과, 앞으로 해나갈 일을 다지는 뜻이 함께 들어 있다. 이때 집주인은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목수나 토역꾼들을 대접하는 것이 관례이다. 건축의례에는 일반적으로 날받이, 텃고사[土神祭], 개공(開工)고사, 모탕고사, 성주 운보기, 상량고사, 집들이 등이 있다.

[텃고사]

텃고사는 집터의 토지신에게, 땅을 파헤치고 집을 짓게 되었으니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와달라고 지내는 제사이다. 보통 달구질을 하기 전에 주인은 삼색 과일과 술, 포 등의 제물을 진설하고 제사를 드린다.

제사는 남자주인이 하며, “부자 되게 해달라”고 축원한다. 집터 주위에는 왼새끼를 둘러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 제사가 끝나면 제물의 일부는 땅에 묻거나 집터 주위에 뿌린다. 고사를 지내지 않는 곳에서는 보통 집터 가운데 술을 붓는다. 동토(動土)가 나지 말라는 의미이다.

텃고사가 끝나면 집터를 다진다. 이것을 ‘지경다지기’라고 말한다. 지경다지기는 한 짐 정도 되는 동그란 돌에 줄을 연결하여 스무 명 정도의 인원이 줄을 들었다 놓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다. 돌에 연결된 줄을 용인 지역에서는 ‘젖줄’이라고 부른다.

보통 일을 마치고 저녁에 2~3시간 정도 터를 다진다. 지경꾼의 호흡을 맞추기 위하여 선소리꾼은 북 장단에 노래를 하고,지경꾼들은 “에헤야 직영이여”라는 후렴으로 되받아 준다. 주인은 고사에 쓴 떡과 술을 지경꾼에게 대접을 하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팥죽을 쑤어 주기도 한다.

[개공고사]

개공고사는 일꾼들이 일을 벌이기 직전에 올리는 제사이다. 용인 지역에서는 터 가운데 삽을 꽂고, 백설기·시루떡·명태 등을 차려놓고 고사를 지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복거조에는 개공고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역사를 시작하는 날 제사가 끝나면 목수들은 마름질한 들보 뿌리 부분에 톱을 늘어놓고 가신(家神)을 모신 뒤에 제례를 올린다. 그리고 붉은 종이에 개공대길(開工大吉)이라고 쓴 문구를 들보머리에 붙이며, 따로 황색 종이에 강태공재차(姜太公在此)라는 글씨를 붉은 글씨로 써서 처음 손질한 나무에 걸어둔다. 이렇게 하면 잡귀가 붙지 못한다. 개공고사는 오늘날의 기공식과 같은 것이다. 집을 다 지을 때까지 더럽히지 않는 것이 좋다.”

[성주운 보기]

‘성주운 보기’는 집주인의 운수와 앞으로 그 집을 지켜 줄 성주의 운이 서로 맞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보통 주인의 생년월일을 통해서 보며,양쪽 운이 맞는 것을 “성주운이 닿는다”고 한다.

성주운이 닿지 않을 경우에는 주인의 아들이나 손자의 운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가족 중(남자)에 운이 닿지 않는 경우는 다른 사람의 운을 빌려서 집을 짓는다. 상량문에는 운을 빌린 사람의 이름을 적으며, 상량 의식에서도 주인은 절을 할 수 없다.

집이 다 지어지면 운을 빌린 사람이 하룻밤 자고, 원주인에게 집을 팔아넘기는 형식을 취한다. 때로는 계약서를 쓰기도 하고 중매인도 참여하여 실제인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원주인은 운을 댄 사람에게 약간의 사례로 답례하고, 상량에 써놓았던 이름을 원주인의 것으로 바꾼다.

[상량고사]

상량고사는 기둥 위에 보를 얹고 그 위에 마룻대를 놓을 때 올리는 제의로서, 건축의례 중 가장 성대하게 지낸다. 양옥이나 빌딩과 같은 현대식 건물에는 실제로 상량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는데도 건축주가 고사를 올리는 것으로 미루어 이 고사에 대한 관념이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상량고사의 제물은 주인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천차만별이나 다른 고사보다도 풍성하다. 보통 돼지머리·삼색 과일·떡·포·쌀·술 등을 차리며,부잣집에서는 통돼지·쌀가마니·무명·모시·광목 등을 필로 쌓아 두기도 한다.

목수들은 이러한 제물을 비롯하여 돈이나 피륙은 물론이고 바닥에 깔았던 새 돗자리까지도 차지한다. 또 주인이나 친척들을 상대로 ‘그네 태우기’를 한다. 상량대를 바닥에서 1m쯤 올려 끈으로 고정시킨 것이 그네이다.

목수들은 주인을 부추겨서 그 위에 앉히고 줄을 흔들면서 부귀공명을 누리고 자손도 번창하라는 덕담을 늘어놓는다. 주인은 상량채(上樑債)라 하여 돈을 마룻대에 얹어 놓거나 백지에 금액을 써붙인다.

위와 같은 재물과 돈은 모두 목수의 차지이기에 상량일을 ‘목수 생일 날’이라고도 한다. 마룻대는 대공 좌우 양쪽에 올라앉은 목수 두 사람이 중앙에 잡아맨 무명의 한 끝을 각각 나누어 쥐고 들어올린다.

상량을 올린 다음 마룻대에 걸쳐 앉은 목수는 장닭의 목을 자귀로 치면서 "아무 날 아무 시에 상량하였소!"라고 소리친다. 주인은 떨어진 닭 목을 들고 네 기둥에 피 칠을 한 다음 떨어졌던 자리에 묻는다.

상량에는 집을 지은 해·달·시·좌향·축원문 등을 상량문을 새긴다. 상량문 좌우 양끝에는 용(龍)자와 귀(龜)자, 또는 두(頭)자를 서로 마주 대하도록 써둔다. 용과 거북이는 수신(水神)으로 이렇게 적어두면 화재가 나지 않는다고 믿었다.

집을 지은 연도는 황제의 연호나 소화(昭和), 단기(檀紀), 서기(西紀)로 표시되어 있다. 황제의 연호를 쓴 집은 일제강점기 전단계에 지어진 집이고, 소화를 쓴 집은 일제강점기, 단기와 서기를 쓴 집은 해방 후에 지어진 집이다. 이는 역사적인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량문에는 “응천상지삼광 비인간지오복(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 하늘의 해, 달, 별님 감응하시어 인간에게 오복을 내려주시오)”라는 축원 문구도 보인다. 상량대의 방향은 무척 중요하다. 만약 상량대의 방향이 잘못 되면 그 집안이 망하고 사람이 죽기도 한다고 한다.

상량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위는 머리이고 아래는 다리로 보아서, 용인 지역에서는 주인의 잠자리를 기준으로 뿌리 쪽이 아랫목을 향하도록 한다. 상량문구로 보아서는 용(龍)자를 적은 쪽이 상량의 머리에 해당한다.

[집들이]

집들이는 새로 지은 집으로 처음 들어가거나 다른 사람이 살던 집으로 이사를 갈 때, 미리 날을 받아 두었다가 지내는 제사와 의식이다. 이러한 행위는 오늘날 퇴색되었고, 마을 사람이나 일가친척을 초청하여 큰 잔치를 베푸는 것을 ‘집들이’라고 한다.

손님들은 성냥·초·비누 등을 선물로 들고 가서 새 집으로 이사간 사람들이 불·거품처럼 재산이 불어나기를 축원해 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집들이 풍속이 생긴 지는 얼마 되지 않으며, 보통은 떡을 해서 이웃에게 돌리는 것이 전부였다.

집들이 고사와 관련된 설명은 『증보산림경제』복거조에 잘 나타나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 집에 들어가거나 이사를 갈 때는 좋은 날을 받아야 한다. 둘째, 향불·술·정화수·버드나무가지·푸성귀 한 잎을 마련하여 천지가신(天地家神)에게 제례를 하고 축원을 한다. 셋째, 제물과 정화수를 가지고 가신이나 조왕신에게 제례를 올린다. 넷째, 새 집에 들어갈 때는 길시(吉時)에 불을 먼저 옮긴 후 짐을 옮긴다. 다섯째, 집에 들어 갈 때는 빈손으로 들어가면 좋지 않다.

대주의 아내는 오곡이 담긴 그릇을, 어머니는 거울을, 대주는 가신을 모시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근래까지 불과 관련한 화로·연탄불·가스레인지·솥 등을 먼저 집 안으로 옮기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새 집으로 이사를 하는 날에는 빗자루, 찬밥, 식초병, 맷돌, 칼, 짐승 등은 가져가지 않고, 이사한 후 적당한 날 택일을 해서 가져온다. 빗자루는 새 집의 복을 쓸어 없앤다는 유감주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찬밥은 가난함을 상징하고, 식초병은 식초의 신맛처럼 집 안을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맷돌은 곡식을 파괴하는 도구로 곡식을 부수어 없애는 것은 가난하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칼 역시 물건을 썰거나 자르는 데 쓰는 도구로 집 안의 몰락을 나타낸다. 이사 중 칼과 같은 흉기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는 실질적인 의미도 있을 것이다. 짐승은 집 안의 착한 신이 그들의 흉한 얼굴을 보고 달아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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