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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으로 업혀 간 남자」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902859
한자 -男子
영어음역 Bossameuro Eopyeo Gan Namja
영어의미역 A Man Abducted to Have Two Wive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암리
집필자 정혜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
주요 등장인물 경상도 부자|과부|경상도 부자 아들
관련지명 경상도|서울
모티프 유형 보쌈 장가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암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보쌈으로 업혀 갔다 장가간 남자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3년 1월 16일에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암리에 사는 유용식(남, 65)이 구연한 것을 조희웅이 채록하였고, 1984년에 출간된 『한국구비문학대계』1-9에 실려 있다.

[내용]

경상도에 큰 부자가 살았다. 부자는 자식교육도 모르고 돈만 알았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서울에 사는 친구들까지, “돈도 좋지만 먹고 살 만하니 서울 구경도 하고, 자식도 좀 가르쳐야 할 것 아닌가?” 하였지만 부자는 오로지 돈만 모았다. 나이가 들자 부자는 죽기 전에 서울 구경 한번 해보겠다며 서울로 갔다. 그런데 서울 구경을 하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돈만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구경도 하고 뭔가 남기는 일이 보람 있는 것이 아닌가?’ 부자는 아들에게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에는 술 잘 먹고 싸움 잘하고 노름 잘하는 팔난봉을 싫어했지만, 서울 구경을 한 후 팔난봉이 부러웠다. 그래서 유명한 팔난봉을 불러서,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아들을 데리고 유람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팔난봉은 부자 아들을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시켜주었다. 유람을 하면서 아들은 돈보다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름을 남기기 위한 방법을 세우고 아버지에게 돈을 부쳐 달라고 하니, 아버지가 상의할 일이 있으니 내려오라고 하였다. 집으로 내려가 보니 고래등 같은 기와집은 온데간데없고 아버지는 오두막살이를 하고 있었다.

팔난봉에게 사기를 당한 것을 알고 아들은 죽으려 했다. 그런데 아주 예쁜 여자가 소복을 입고 그 앞을 지나갔다. 이상하다고 여긴 아들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죽을 것이니 여자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 집 문 앞까지 따라가자, 여자는 왜 자신을 따라오느냐고 물었다. 그간의 자초지종을 말하자, 여자는 자신이 돈이 많으니 함께 살자고 하였다. 아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못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여자가 아직 아버지의 삼년상이 끝나지 않았으니, 삼년상을 마치는 대로 재혼을 하자고 했다. 이렇게 약속을 하고, 문밖출입도 안 하고 한 달 동안 살았다.

마침내 여자 아버지의 삼년상이 끝나는 날이었다. 여자가, “오늘 저녁 아버지의 거상을 벗고 올 테니 집에 있으세요.” 하고 집을 나서려고 하자 남자는, “그런데 왜 나와 재혼하기로 한 거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여자가, “서울 장안을 다녀도 당신 같은 미남자는 없습니다.” 하였다. 여자가 집을 나선 뒤, 아들은 심심하여 여자옷을 입고 거울에 비춰 보며 이러저러하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밖에서 쿵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담을 넘어 우르르 들어와 광목자루에 넣고 어디론가 갔다.

아들은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보아하니, 보쌈한 사람이 과부에게 청혼을 했으나 거절당하자, 아들을 과부로 알고 보쌈해 간 것이었다. 그날 밤, 보쌈한 사람의 누이가 들어와 보쌈당한 사람의 손을 잡고 하는 말이, “진작 순순히 오지, 창피하게 보쌈당할 때까지 있었느냐?” 하다가 이상해서 보니까 기가 막히게 잘생긴 남자가 아닌가.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참 인물도 좋구나! 나도 이런 남자가 있으면 결혼하면 좋겠다.” 하였다. 아들이 나 같은 남자가 있으면 결혼을 하겠느냐고 묻자 당장에 한다고 대답한다. 부모가 승낙하지 않아도 결혼할 수 있느냐고 다시 한 번 물어 보자 역시나 할 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이렇게 해서 둘이 도망을 가기로 하다가 여자 어머니에게 사실을 털어놓기로 했다. 여자 어머니는 소문만 안 내면 이곳에서 추수한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정식으로 중매를 하여 두 사람은 결혼을 하였다. 결혼을 하고 몇 달이 지나 과부의 집을 찾아갔다. 과부는 결혼하기로 약속한 남자가 하루 저녁에 없어졌는지라 큰 걱정에 바짝 말라 있었다. 그리하여 남자는 과부를 큰부인으로 삼고, 보쌈한 남자의 누이를 작은부인으로 삼아 더 큰 부자가 되어 아들딸 낳고 잘살았다.

[모티프 분석]

보쌈으로 업혀 간 남자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세상 경험을 하다가 난봉꾼에게 사기를 당한다. 재산을 다 날린 아들은 삶을 체념하고 죽으려는 순간 미모가 뛰어난 과부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러나 과부 대신 보쌈을 당해 부잣집 여자와 혼인하게 되고, 몇 달 후 과부를 찾아 큰부인으로 삼는다. 「보쌈으로 업혀 간 남자」는 인생을 경험하려다 돈을 다 잃고 죽으려 했지만,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두 부인을 만나 더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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